영화 <내꿈은 컬러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되고, 왓챠 플레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김 건 감독의 <내꿈은 컬러꿈>을 감상했다. 총 4개의 컬러에 대한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영화들은 녹색, 빨강, 보라색은 10분의 러닝타임, 검은색은 5분이 안 되는 시간의 러닝타임으로 진행된다.
왜 이 네 가지 색인지는 현대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현대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현대카드는 카드 디자인이 굉장히 현대적이고 색감이 예뻐서 유명하다. 특히 녹색, 빨강, 보라, 검정색의 카드들이 각기 다른 혜택들을 제공하고 있는 점이 차별점이다. 여담으로, 내 친구 중 한 명도 예쁘다는 이유로 현대카드 그린을 사용하고 있는데 연회비 14만 5천 원이지만 공항 라운지 이용이나 캐시백 같은 혜택이 많아 연회비 정도는 눈 감아줄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현대카드의 색깔들을 살려 만든 네 편의 영화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The Green Moon
학교 역사 선생님 아들인 주인공 파스칼은 그린문의 속삭임을 듣고, THE HERO라는 반항아들의 무리의 아지트에 가게 된다. 무리의 우두머리 '칼'이 파스칼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끼려면 팔에 'THE HERO'라는 문신을 새겨야 한다. 무리에 끼기 위해서, 이 정도야 뭐! 문신을 새기고 친구들과 이것저것 반항적인 모습들을 동네에서 하고 다니는데, 파스칼은 칼에게서 무엇인가 발견한다.
The Red Door
토마토 농장의 딸인 주인공은 토마토, 빨강색이라면 지긋지긋하다. 그러다 그녀가 좋아하는 세드릭의 친구가 맡긴 빨간 드레스를 주기 싫어 그녀가 입고 나간 동네에서 못 보던 빨간 문을 발견한다. 그 문에 들어가서 빨간 술을 먹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이는데...
The Pupple Rain
생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요리사의 음식을 맘에 들어하지 않는 듯한 손님. 이내 요리사에게 '퍼플 레인'의 전설을 접하게 된다. 맛있는 코스 요리를 맛 본 후에 내리는 퍼플 레인. 요리사는 퍼플 레인의 전설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The Black Jean
하나, 둘, 셋! 이라고 외치고 둘에 총을 쏴서 상대방을 죽이는 조로. 이런 비겁한 조로를 혼내주기 위해 온 다른 청바지의 남자. 그리고 정정당당한 승부에 대해 알려주며 조로는 비겁함 보다 정정당당함을 추구할 수 있을까?
단편 영화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니아는 아니라 단편영화 후기는 처음 써 보는데, 이 영화들을 다 보고 난 생각은 영상미와 배우들의 꽃미모, 신비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러닝타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10분으로 이 배우들의 미모와 이야기를 남기엔 부족하다는 느낌. 하지만 반대로 10분이라는 시간 덕분에 이야기들도 군더더기 없이 딱 끝나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고, 오히려 짧다는 점이 신비스러움을 강조해줘서 좋았다.
단편 영화의 줄거리를 적는 것은 스포일러 없이 힘들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어느 순간 신나서 적다보면 스포일러의 근처에 다가온다는 말이니까. 그래서 자제하느라 혼이 났지만, 현대카드 공식 블로그에서 영화 내용을 포스팅한 글을 보고 '이게 이런 내용이었다고?'라는 의문이 들었다. 특히 그린문 영화 소개에서 현대카드는 "누구나 영웅인척 할 수는 있지만 진짜 영웅이 될 수는 없다. 어느 날 거짓말처럼 하늘에 뜬 녹색 달(Green Moon)을 보고 그동안 숨어있던 용기를 발산하는 주인공. 현대카드 the Green에게 무언가 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전하며, 그들 내면에 숨겨진 잠재력을 자극한다."라고 하는데, 내 생각으로는 음... 남의 집 도어벨을 누르고, 자동차에 낙서하고, 지나가는 사람 옷에다가도 낙서를 하는 태도들을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단순히 더 가벼운 10대들의 반항 이야기 정도로만 생각하게 된다. 아무래도 현대카드에서 제작한 영화여서 컬러마다 담은 카드사의 멋진 멘트들을 담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카드 제작이라 가장 신박한 점은 이 영화들로 카드의 색에 맞게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것. 그린 카드는 '영화 속 특별한 스니커즈 한정판 선착순 구매'의 기회가 주어지고, 레드카드는 '그들만의 신비스러운 파티', 퍼플 카드는 '호텔에서 진행하는 디너 제공'이다. 블랙은 없다. (아마 블랙 카드를 쓰는 사람들은 소수이고, 더더더 좋은 혜택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영화 속 키포인트가 되었던 물건이나 파티, 디너 코스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신선하다.
개인적으로 영화제의 꽃은 단편영화의 매력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영화제든지 간에 다양한 감독들의 단편 영화를 만나다보면 영화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현대카드가 기획한 네 편의 단편영화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왓챠에서도 감상 가능하다는 점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카드에서 제작한 컬러감 예쁜 영상미 영화 네 편을 왓챠 이용자라면 꼭! 보시기를 추천한다.